우수(雨水), 봄채소 재배의 신호탄
우수는 눈이 녹아 비로 바뀌며 땅이 서서히 숨을 트는 시기로, 봄채소 재배의 최적기로 꼽힙니다.
과거 농부들은 "우수에 파종하면 반은 성공한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이 시기를 소중히 여겼죠.
땅속 깊이 숨어 있던 생명이 깨어나고,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채소의 발아와 성장이 빨라집니다.
아직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자연의 힘을 빌려 씨앗을 심으면, 3~4월에는 싱그러운 봄채소를 식탁에 올릴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우수에 심으면 좋은 봄채소 BEST 5
- 상추: 발아 온도가 5~20℃로 낮아 우수 시기에 심기 적합합니다. 부드러운 잎과 은은한 쌉싸래함은 봄철 쌈 채소로 인기가 많죠.
- 시금치: 추위를 이겨내는 강한 뿌리 덕분에 3월 중순이면 달콤한 시금치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C와 철분이 풍부해 봄철 피로 회복에도 좋습니다.
- 쑥갓: 특유의 향긋한 향은 전이나 샐러드에 제격이며, 기온이 5~15℃일 때 발아하므로 지금 심으면 한 달 후 수확 가능합니다.
- 얼갈이배추: 2월 말~3월 초에 심으면 4월 초 겉절이용 얼갈이 배추를 맛볼 수 있습니다.
- 갓: 남도 지역의 갓김치에 빠질 수 없는 채소로, 봄철에 심으면 특유의 알싸한 향이 살아납니다.
봄채소 재배의 핵심: 보온, 수분, 통풍 관리
봄채소는 비교적 저온에서도 잘 자라지만,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수 있는 우수 시기의 날씨를 고려해야 합니다.
씨앗을 뿌린 후 비닐터널이나 부직포를 덮어 보온해 주면 발아 성공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특히 발아 후 2~3주는 뿌리 내림에 중요한 시기로, 겉흙이 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적절히 공급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과습은 뿌리 썩음병을 유발할 수 있으니, 낮에는 환기를 통해 습기를 빼주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봄채소, 자연이 주는 봄의 맛과 건강
우수 시기에 재배한 봄채소는 겨우내 잃었던 신선함과 영양소를 한껏 머금고 있습니다.
시금치나 상추 같은 잎채소는 햇볕을 많이 받을수록 비타민 함량이 높아지고, 봄철 춘곤증 해소에도 효과적이죠.
직접 재배한 쑥갓이나 얼갈이배추로 만든 겉절이는 봄의 향긋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별미입니다.
자연의 리듬을 따라 우수 시기에 봄채소를 심는 것은 몸과 마음에 싱그러움을 선물하는 일이기도 합니다.